광명시에 단 하나 남은 마을굿, 구름산 도당굿 시연
광명시에 단 하나 남은 마을굿, 구름산 도당굿 시연
  • 강찬호
  • 승인 2007.10.24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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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구름산 도당굿 대동제 열려.

광명시에 단 하나 남은 마을굿이 23일 시연됐다. 도시화로 자연마을이 사라지고 있고, 마을의 전통 문화 역시 사라지고 있다. 도농복합 도시인 광명시는 학온동과 소하동 일부에 옛 자연마을의 흔적들이 조금씩 남아있다. 조상 때부터 살아온 토착민들도 일부 거주하고 있다.

마을제 역시 과거 자연마을을 중심으로 진행돼오다 최근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광명시내 3,4곳 정도에서 마을제가 행해지고 있다. 그 중 마을제가 굿 형태로 진행되는 곳은 소하2동이 유일하다. 구름산 도당굿이 그것이다.

 

지난 23일 오전11시 구름산 자락 대머리산 입구에서 제2회 구름산 도당굿 대동제가 진행됐다. 지난 2005년 14년 만에 사라진 구름산 도당굿을 복원해 선보인 후 만 2년 만에 다시 재연한 것이다. 지역 어르신들을 포함해 200여명의 주민들이 3시간 정도 진행된 도당굿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이날 굿을 진행한 김갑윤(61, 소하동) 무녀는 도당굿의 12마당을 선 보였다. 굿을 통해 참가한 사람들의 복을 기원했고 소하2동의 발전 그리고 광명시의 발전을 기원했다. 무녀의 입담에 청중들은 웃음을 연발하기도 하고 과거의 상념에 젖어 들기도 했다. 

굿을 구경 온 한 어르신은 “소하동에서 어려서부터 살았는데 옛날에는 지금보다 더 잘했다. 굿을 보고 있으면 옛 생각이 난다”며 “과거에 굿을 많이 구경했다”고 말한다.

굿을 관람한 광명시청 양철원 학예연구사는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동네굿이 전승될 필요가 있다. 과거 광명에도 마을굿이 많았지만, 현재는 전승이 단절되고 한 개가 남았다”고 말했다. 


 
굿을 연구하고 있는 명지대학교 김용 문화콘텐츠학과 강사는 “구름산 도당굿은 14년만에 복원된 것으로 도당굿의 맥을 이어가고 있어 의미가 크다. 광명 도당굿은 서울굿 형식으로 진행되며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살아있는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광명 도당굿은 45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도당(都堂)은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이다. 소하동 영당마을의 도당굿은 당시 전 주민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진행돼왔다. 씨를 뿌리는 봄과 수확하는 가을에 3년마다 번갈아 가면서 개최됐다. 

광명 도당굿은 지난 86년도에 시청 앞에서 시연됐고, 86아시안게임 성화봉송맞이 행사에도 출연한 바 있다. 이후 중단됐다가 지난 2005년 김갑윤 무녀에 의해 다시 시연된 것이다.

이날 도당굿 대동제는 구름산도당굿보존회 주최로 진행됐다. 이 단체 관계자는 마을 도당굿이 보존될 필요성이 있다며 향후 법인화 등 보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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