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청산은 양심적 우파의 문제임에도, 왜 좌파의 의제가 되는가?
과거청산은 양심적 우파의 문제임에도, 왜 좌파의 의제가 되는가?
  • 강찬호
  • 승인 2007.11.19 0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명시평생학습원 더불어숲 대화마당, 한홍구 교수 초청 강연



▲ 한홍구 교수, "과거 청산이 되지 않은 친일세력이 지금도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청산 문제는 요란하고 시끄럽다."

지난 15일 광명시평생학습원(원장 김홍규)이 진행하는 올해 마지막 더불어숲 대화마당이 진행됐다. 대화마당의 초청 강사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다. 한 교수가 말하는 대한민국사(大韓民國史)에는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 소수자의 권리가 주요한 주제로 등장한다. 이날 진행된 대화마당은 과거청산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만나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말한다. 대한민국사는 절망의 역사가 아닌 희망의 역사다라고.   

광명시민과 만난 대화마당에서 한 교수는 과거청산의 문제가 아직도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대사에 몇 차례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 때마다 기회를 놓쳤다. 1945년 해방 당시, 1960년 4.19,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민주화운동이 그랬다. 1997년 IMF 대란과 위기 극복의 기회, 2004년 대통령 탄핵 이후 여대야소 정국이 그랬다. 여전히 과거청산 문제는 현재형으로 남아있다. 과거청산 문제가 더디 진행되고 발목을 잡히는 것은 제 때 청산해야 할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친일파의 뿌리와 그 잔재가 지금도 블랙홀로 작용해 권력과 힘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청산 문제는 시끄럽다.

과거청산 문제가 좌파의 의제로 여겨지는 것 역시 모순된 현실이다. 과거청산은 양심적 우파가 진행해야 할 작업임에도 우리 현대사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한다. 민족의 문제는 주로 우파들의 의제임에도, 우리사회는 과거청산과 같은 민족의 문제가 좌파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보수가 없다’라는 지적과 일정부분 맥을 같이한다. 양심적 우파가 과거청산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사회는 좌파가 나서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2차 대전 종료, 즉 냉전이 종료된 20세기 후반 과거청산 문제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과거청산이 과거로의 퇴행이나 미래를 붙잡는 소모적인 논쟁이나 작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과거청산은 역사, 양심, 인권의 문제로 시효가 따로 없다.”고 말한다. 과거의 앙금을 정리하기 위한 이행기의 정리는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청산 문제를 좌파의 문제라거나, 과거로의 퇴행이라고 주장하는 일각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 

과거청산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개혁의 문제이며, 미래세대와 관련된 문제다. 그 때 그 때 해결해야 할 역사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부담은 다시 후손들에게 전해진다. 또 다른 과거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한 교수는 한미 FTA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가 그런 문제들이라고 언급한다. 과거청산은 억울한 몇 명의 문제가 아니며, 가해자의 자기반성과 사과가 전제되지 않은 채 용서와 화해를 말하는 것은 바람지하지 않다고 말한다. “진실을 알았을 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한 교수는 묻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