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거리에서 노점상인들과 용역 대격돌
광명사거리에서 노점상인들과 용역 대격돌
  • 강찬호
  • 승인 2008.03.12 21:08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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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2일 260명 용역 투입..광명사거리 노점 단속 시도...노점상인들, 급히 저항.



▲ 단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노점상인은 길바닥에 드러누웠다. 
    지나는 시민들은 과일을 주어담아 주고 노점상인을 부축했다.

시장이 해외출장을 가고 없는 동안 시가 노점 단속의 칼을 다시 빼들었다. 수백명의 시민들은 한 낮 대로변에서 노점과 용역 간에 벌어지는 대격돌을 안타깝게 지켜봐야 했다.

시는 12일 오후 2시경 260명의 용역을 광명사거리 노점 일부지역 투입했다. 광명사거리 일대는 노점 단속과 이에 항의하는 노점 상인들로 2시간여 동안 혼란에 빠졌다.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단속 현장과 항의 현장을 지켜봤다. 한 때 단속에 항의하며 노점 상인들은 도로를 점거하기도 해 이 일대 도로가 교통혼잡에 빠지기도 했다. 용역의 단속에 저항하다 노점상인 2,3명은 얼굴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용역들이 몸을 던지며 발차기를 심하게 해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 폭력적으로 우리를 진압했다”고 단속현장을 지켜 본 노점 상인들은 말했다.  



▲ 갑작스런 단속에 노점상인들은 일손을 놓고 단속에 저항하고 있다. 
시민들 수백명은 시내 한 복판에서 벌어진 현장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과일장사를 하는 칠순의 한 노점 어르신은 단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 2시간여 동안 망연자실 앉아 있었다. “나는 (집으로)갈 수 없다. 119를 불러달라”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길바닥에 드러누워 울분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노점좌판은 철거됐고, 이 과정에서 과일들은 길바닥에 으깨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지나는 시민들은 길바닥에 버려진 과일들을 주어 바구니에 담아 주기도 하며 노점 상인을 위로하기도 했다. 흩어진 과일들 대부분은 망가져 쓸모없이 돼버렸다. 



어떤 시민은 “누가 이런 것이냐. 이럴 수 없다”며 시청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또 다른 시민은 단속으로 어지러워진 거리를 보며 “보기 흉하다”며 단속을 비판했다. 다른 주민들도 “없는 사람 살도록 해야 하는데 시 행정이 잘못됐다”며 행정을 비판했다. 이 어르신과 함께 노점을 하는 부부는 “119 불러서 병원에 가봐야 소용없다. 병원가면 병원비가 있냐. 집으로 돌아가자”며 어르신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날 시는 용역을 투입해 순식간에 광명사거리 일부 지역 노점을 단속했다. 9대의 포장마차를 수거하고 2개 과일노점을 철거한 후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노점을 단속했다. 당황한 노점 상인들은 급하게 항의대오를 형성했고 추가적인 단속에 대응했다. 폭력사태에 대비해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손에는 나무 막대기를 쥐었다. 도로를 점거하기도 하고 일부 도로를 점유한 채 즉석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했다. 노점 상인들은 시의 폭력적인 단속에 당할 수만은 없다며 시청으로 항의를 가자며 구호를 외쳤다. 단속이 시작된 이날 오후 2시경 노점 지도부인 노점 지역장들은 중앙단위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가 단속이 시작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현장으로 복귀했다.   



▲ 주인을 잃어버린 노점 가판들이 텅비어 있다.

지난 달 18일 이후부터 시와 노점 사이에 치고 빠지기식의 노점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상업지구 노점단속과 자연석 의자 설치를 놓고 시와 노점이 대립해왔다. 상업지구와 주변 노점자리를 대신할 자연석 의자를 놓고 벌이는 실랑이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채 원래대로다. 또 시는 시 외곽 노점을 개별적으로 철거하거나 도로변 불법간판을 철거하기도 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용역들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동원되고 있다. 이날 광명사거리 노점단속은 그 동안 외곽단속에 이어 본격적으로 노점지역의 중심부를 겨냥한 것이어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노점을 더욱 옥죄는 방식으로 보인다. 나승환 동부지역장은 이날 노점단속에 대해 “시의 단속이 있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단속에 항의한다.

광명사거리 단속이 종료된 후 이날 저녁 6시를 넘긴 시각 용역 200여명은 다시 철산동 상업지구에 출현해 거리를 활보했다. 위협인지 아니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인지 이들은 상업지구 외곽을 활보한 후 급히 어디론가 사라졌다. 



▲ 단속 후 거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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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08-03-25 14:06:27
정말정말 지저분하다..걸을수도 없고 횡단보도 앞에 서있을수도 없다. 유모차 끌고 이리저리 피해다녀야 한다. 정말 너무하다. 생계에 대해서는 가슴이 아프지만 일반시민들 생각도 좀 했으면 한다. 한두개만있으면 말도 안한다...다만 물리적 충돌보다는 다른 방법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시민 2008-03-13 19:02:04
시민혈세로 서민을 죽이는데 쓰는 이효선 시장은 시장이기를 포기했구나. 민심이 어느편에 서는지 똑똑히 보아야 할 것이다. 임기제대로 마치고 싶지 않은게로구나. 제대로 한 판 붙어보자구. 에구 우리 불쌍한 힘없는 민중의 삶이 너무 애닯다. 그러나 굴하지않고 우뚝 일어서는 민중으로 다시 서리라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생존은 법보다 우선하는 인간의 권리입니다.

시민 2008-03-16 18:58:04
공공력이 헤이해진 지금 기초 질서는 이미 바닥이다.
법보다 억치주의가 통용된다.
불법을 저지르거도 깽판치고 떵떵거리면 어느 누가 간섭하지 않는다. 서양 선진국들은 국민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법을 위반하면 엄하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경찰도 있지만 대부분 기초질서 잡기에 뒷짐지고 있다. 때때로 인성이 덜된 사람이 경찰서나 시청에 가서 소리지르고 행패부려도 바라만 본다 그사람은 꼬투리 잡기만을 노린다. 욕설과 폭행해도 법과 질서는 저 멀리 있다. 이런 생활을 자주 접하는 경찰, 공무원들 중 어느 누가 일한 맛이 나겠는가..

시민 2008-03-18 22:34:03
무조건 노점상금지한다고 용역사서 쉽게 해결될거라 생각하지말고 노점상하시는 분들 생계를 먼저 해결해줘야 합니다.
단속만 해서 쉽게 끝날일이라면 노점상인들 거리에까지 힘들게 장사하러 나오지 않습니다...
정부는 용역에쓰는 예산대신에 노점상인들의 생계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2008-03-14 22:53:02
거리가 깨끗해지는 게 중요한지, 생활의 바닥까지 가있는 서민들의 생계가 더 중요한지, 이효선 시장은 위정자 이전에 똑같은 인간으로서 제대로된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서민들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가는 쓰레기보다 못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