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그렇지
사는 게 그렇지
  • 강찬호
  • 승인 2008.04.05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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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상인 김모 어르신(73)
    


집회를 마치고 물건을 정리하러 가는 김모 어르신. 걷기도 불편한 연세다.

광명사거리에서 20년동안 노점을 해왔다는 73세 김모 어르신. 3일 노점 단속에 항의하며 시청 앞 집회를 갔다 온 후 물건을 정리하는 현장에서 만났다. 노점도 힘들어 보이는데, 집회 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난다. ‘힘들지 않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사는 게 그렇지”하며, 노점 물건들을 정리한다. “단속 연락이 와서 치우는데 금방 용역들이 들이닥쳐 일부는 챙겼고,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은 길바닥에 버려지고 단속반들이 실어갔다”고 말한다. 



단속의 와중에 그 나마 지킨 물건들이다. 김모 어르신 것 외에도 2명 것을 같이 인근 상가 옆에 보관했다.

그렇게 없어진 것이 상추 한 박스, 돗나물 한 박스, 양파 한 자루와 집에서 까온 마늘 한 자루를 잃었다며 이날 손실이 상당하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20년 노점을 했지만 시장 안으로 들어 갈 형편은 안 돼 아직도 노점을 한단다. 연세가 많은 데 그만하면 안 되냐고 묻자, “먹고사는 게 그렇쟎아”하신다. 이 어르신은 고향이 전남 장흥이다. 그곳에서 보내 온 것을 집에 뒀다가 노점으로 내다 판다. 생물은 시장에서 별도로 구입한다.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자신은 신체장애 5급이고 6남매 자녀들이 있지만 이렇게 용돈벌이라고 해서 자식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노점을 하는 이유를 말한다. “이곳에서 노점이 피해가 되면 얼마나 되고, 또 이곳에서 장사를 안 한다고 광명시가 달라지면 얼마나 달라지겠냐”며 “시가 너무 한다”고 씁쓸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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