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아파트 공용시설 이용한 ‘영어마을’은 불법
교육청, 아파트 공용시설 이용한 ‘영어마을’은 불법
  • 강찬호
  • 승인 2008.04.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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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공동주택 영어마을은 불법...주민들·해당업체, '불법 사실 몰랐다' 



▲ 철산동 두산아파트 내 공용시설에 들어서 있는 영어마을 입구. 

최근 광명교육청에서 광명지역 한 공동주택에서 운영 중인 영어마을을 등록하지 않은 불법학원이라며 고발 조치를 취했다.

공동주택 단지 내 공용시설에 학원을 설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등록하지 않은 학원이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관련 주체 간에 다른 주장을 펴고 있어 공방이 일고 있다. 

공동주택 내 영어마을 논란의 정점에는 광명시의 한 아파트 단지가 있다. 철산동 두산위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위)는 지난 2월 주식회사 코앤비아(이하 해당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아파트 내에 영어마을을 열었다.

오픈 당시 해당 업체는 아파트 공용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중 학원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120여명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영어를 수강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에서 영어마을을 운영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제보가 교육청에 접수됐고, 교육청 관계자는 현장 실사를 한 결과 현행 학원법상 불법임을 확인하고 이 아파트 입대위 회장을 지난 3월 고발조치했다.

현행 학원법상 10명 이상이 총 30일간이상 교습행위를 할 경우 교육청에 등록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입대위와 해당 업체와의 계약서상 강사와 프로그램을 업체가 제공하고 장소 제공 및 수강료 징수 등 나머지 일체의 사항에 대해서는 입대위가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어, 고발대상자가 입대위 회장이 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러한 법적 저촉 사유 외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여러 요건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무등록 학원은 단순한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라 무조건 고발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현행법 위반 사례임을 분명하게 했다.

이러한 교육청의 조치에 대해 주민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을 호소했다. 불법 사실임을 알지 못했고, 이번 고발조치로 인한 피해가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팽미라 두산아파트 부녀회장 입주 전에 입주 조건으로 영어마을을 도입한 것이 아니며 입주 후에 영어마을을 주민동의를 거쳐 유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민들이 영어에 열광한 것처럼 비치거나, 아파트 영어마을이 사전 분양 조건으로 포함되어 아파트 분양가격 문제와 결부되었다는 언론보도 사례로 지목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영어마을이 불법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고, 멀리 있는 학원으로 가지 않고서도 가까운 곳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어마을에 보낼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대위와 함께 영어마을 프로그램을 도입한 해당업체 관계자는 “학원법 적용대상인지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학원법의 적용대상이 돼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법리적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입대위가 주민들 80%이상의 동의를 얻어 업무를 대행한 것으로 학습자와 운영자가 동일한 경우인데 입대위를 처벌할 수 있는 것이냐”며 이견을 제기했다. “저렴한 사교육비 이점이나 사교육비에 대한 다른 대안을 내 놓지 않고서 무조건적으로 단속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아파트 공용시설에 대해 학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근거는 없으며, 시중 수강료에 비해 결코 싼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관련 주택법상으로도 근린시설이 아닌 아파트 공용시설에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입대위 회장 고발에 따라 주민들의 반발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해당 아파트가 분양가격 문제 등과도 결부돼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민한 문제 일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아파트 내 공용시설의 영어마을 불법 논란과 관련해 최근 언론들은 아파트 영어마을이 분양의 부대조건으로 끼워져 있어 분양 조건을 둘러싼 주민들과 건설사 간에 공방이 야기될 수 있다며 논란이 확산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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